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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시인의 《늦가을》

늦가을
           -도종환 시-
가을엔 모두들 제 빛깔로 깊어갑니다
가을엔 모두들 제 빛깔로 아름답습니다
지금 푸른 나무들은 겨울 지나
봄 여름 사철 푸르고
가장 짙은 빛깔로 자기 자리
지키고 선 나무들도
모두들 당당한 모습으로 산을 이루며 있습니다
목숨을 풀어 빛을 밝히는 억새풀 있어
들판도 비로소 가을입니다
피고 지고 피고 져도 또다시 태어나
살아야 할 이땅
이토록 아름다운 강산 차마 이대로
두고 갈 수 없어
갈라진 이대로 둔 채 낙엽 한 장의 모습으로
사라져 갈 순 없어
몸이 타는 늦가을입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