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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시인의 [떠나야할 때를]

떠나야 할 때를 / 나태주
 
 
떠나야 할 때를 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잊어야 할 때를 안다느 것은
슬픈 일이다.
내가 나를 안다는 것은 더욱
슬픈 일이다.

우리는 잠시 세상에
머물다 가는 사람들,
네가 보고 있는 것은
나의 흰구름.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너의 흰구름.

누군가 개구쟁이 화가가 있어
우리를 붓으로 말끔히 지운 뒤
엉뚱한 곳에 다시 말끔히 그려넣어 줄 수는
없는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