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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시인의 [말의 빛]

말의 빛
-이해인 시-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르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