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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시인의 [장마]

​장마
- 천상병-

7월 장마 비오는 세상
다 함께 기 죽은 표정들
아예 새도 날지 않는다.

이런날 회상(回想)은 안성맞춤
옛친구 얼굴 아슴프레 하고
지금에사 그들 뭘 하고 있는가?

들에 핀 장미는 빨갛고
지붕밑 제비집은 새끼 세 마리
치어다 보며 이것저것 아프게 느낀다.

빗발과 빗발새에 보얗게 아롱지는
젊디 젊은 날의 눈물이요 사랑
이 초로(初老)의 심사(心思) 안타까워라 ―
오늘 못다하면 내일이라고
그런 되풀이, 눈앞 60고개
어이할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