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이해인-
은밀히 감겨 간 생각의 실타래를
밖으로 풀어 내긴 어쩐지 허전해서
날마다 봄하늘에 시를 쓰는 민들레
앉은뱅이 몸으로는 갈길이 멀어
하얗게 머리 풀고 얇은 씨를 날리면
춤추는 나비들도 길 비켜 가네
꽃씨만한 행복을 이마에 얹고
해에게 준 마음 후회없어라
혼자서 생각하다 혼자서 별을 헤다
땅에서 하늘에서 다시 피는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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