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사람들이여
-이해인 시-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사랑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는
두 사람이 꽃과 나무처럼 걸어와서
서로의 모든 것이 되기 위해
오랜 기다림 끝에 혼례식을 치르는 날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라
둘이 함께 하나 되어
사랑의 층계를 오르려는 사랑의 사람들이여
하얀 혼례복처럼 아름답고 순결한 기쁨으로
그대들의 새 삶을 채우십시오
어느 날 시련의 어둠이 닥치더라도
함께 참고 함께 애써 더욱 하나 되는
사랑의 승리자가 되어 주십시오
서로가 서로에게 문을 열어
또 한 채의 '사랑의 집'을
이 세상에 지으려는 사랑의 사람들이여
사랑할수록 애틋하게 타오르는
그리움과 목마름으로
마침내는 주님의 이름을
나직이 불러보는 고운 사람들이여
어떠한 슬픔 속에서도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은
오직 사랑만이 기도이며
사랑만이 영원하다는 것을
그대들의 삶으로 보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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