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허 유-
마음은 춥고
사랑 가난할 때
겨울비 내리다.
저 창 너머
잡다한 인생의 관계들
이부자리 개듯 다독거려 정돈할 양으로
이 겨울비
한벌의 무거운 적막을 입고
내리다
내 이제
그리운 마음 하나하고도
별거하고
잡아줄 따뜻한 손길마저
저 늙은 나뭇가지의 거칠음 같거니
또 내세의 우물을
현세의 두레박으로 퍼 올리는
이 한정 없는 부질없음으로
절망하노니
이때
아프게 아프게
하필 겨울비 내린다.
'좋은시,좋은글,좋은책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외수님의 시 [더 깊은 눈물속으로] (0) | 2021.01.26 |
---|---|
도종환님의 시 [아픈 사랑일수록 그 향기는 짙다] (0) | 2021.01.25 |
정현종님의 시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0) | 2021.01.20 |
박노해님의 시 [별은 너에게로] (0) | 2021.01.19 |
이외수님의 시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0) | 2021.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