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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좋은글,좋은책 모음^^

이해인시인의 "가을일기"

가을일기
    -이해인 시-
 
잎새와의 이별에
나무들은 저마다
가슴이 아프구나

가을의 시작부터
시로 물든 내마음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잎에
조용히 흔들리는 마음에
너를 향한 그리움인 것을
가을을 보내며
비로소 아는구나.     

곁에 있어도
늘 함께 있는 너에게
가을 내내
단풍위에 썼던
고운 편지들이
한잎 한잎 떨어지고 있구나

지상에서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동안
붉게 물들었던 아픔들이
소리없이 무너져 내려
새로운 별로 솟아 오르는 기쁨을
나는 어느새
기다리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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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스런 여름을 보내고
영 오지 않을 것 같은 가을바람에 옷깃을 여며봅니다.
붉게 타오르는 나무는
잎새와의 이별이 서러워
얼마나 가슴이 에일까요?
자연스레 생각이 깊어지고
숙연해지는 사색의 계절에
고운 글로 우리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이해인님의 시를 만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