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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기님의 《낙화》

낙화(落花)

                                                                         이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落花)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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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어울릴 법한 시이다
근데 요즘 딱 가슴에 맺히는 이형기님의  《낙화》!
한 살 한 살  나이가 더해갈 수록 조심스러워지는 이 마음 ^^
점점 더 오그라드는 걸 보니 나도 이제 늙나 보다...
좀 더 당당해지고싶은데..
좀 더 자신있어지고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