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림,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중에서
[어머니에 대한 글]
어머니는
첫사랑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꿈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새벽잠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하나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눈물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심장도 굉장히 강한 줄 알았습니다.
정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양주는 마실 줄 모르고
소주만 좋아하는 줄 알았습니다.
친구는
고민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연봉이 아주 높은 줄 알았습니다.
바쁜 스케줄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알았습니다.
그들은
나를 위해 인내하고,
얇은 지갑을 열고,
소중한 것을 내주었고,
나를 위해 슬픔을 감추고,
애써 웃어 주었다는 것을 참 늦게 알았습니다.
우리를 위해 기꺼이
자세를 낮추는 사람들
우리를 위해 기꺼이
주인공의 자리를 양보하고
조명이 되어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사랑을
누군가에게 나누어 주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랑 부자인 동시에
사랑 채무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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