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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기님의 시 [눈내리는 날]

눈 내리는 날
-허태기-


따끈한 커피 잔을 들고
베란다 창으로 다가서서
꽃비처럼 흘러내리는
눈송이를 무심히 바라보노라면
마음은 어느새 하얀 백지가 되어

고향을 그리면
고향이 다가오고
어린 시절을 그리면
옛 동무가 찾아준다.

커피의 진한 향을
혀끝으로 음미하면서
떨어지는 눈송이에
넋을 맡기면

흘러내리는 눈송이 마다
그리운 사람
사랑하던 사람들이
눈꽃처럼  피어나고
지난 시절의 시린 기억들이
새록새록 돋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