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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릴지브란의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칼릴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마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땅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두어라
서로의 잔을 채우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마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마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각기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두지는 마라
오직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가질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마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으니.

*신현림의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2>의 154p에 실린 詩^^
*발행처:(주)웅진씽크빅
*초판1쇄 발행 2011년 8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