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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케니언 [그렇게 못할 수도]

그렇게 못할 수도
-제인 케니언-

건강한 다리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시리얼과 달콤한 우유와
흠 없이 잘 익은 복숭아를 먹었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개를 데리고 언덕 위 자작나무 숲으로 산책을 갔다.
오전 내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오후에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누웠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우리는 은촛대가 놓인 식탁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벽에 그림이 걸린 방에서 잠을 자고
오늘과 같은 내일을 기약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어느 날인가는
그렇게 못하게 되리라는 걸.

*인생학교에서 시 읽기1 [시로 납치하다]에 24p에 실린 詩
*지은이:류시화
*펴낸곳:도서출판 더숲
*1판 1쇄발행 2018년 1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