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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시인의 [중년의 가슴에 5월이 오면]

중년의 가슴에 5월이 오면
-이채-

홀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가슴을 지닌 사람이 그리워지네

사람은 많아도
사람이 없는 세상에서
내가 알던 사람들은
지천에 꽃잎으로 흩날리는데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쉬이 작별을 하며 살아가는가

너와 내가
어느 날의 비에 젖어
채 마르지 않은 봄이라 할지라도
다시 피는 꽃이 되어
향기를 나누고 싶은 간절함이여!
다시 서는 나무가 되어
지나는 바람 편에 안부라도 전해볼까

피고 지는 일 만이 일생은 아니거늘
내가 알지 못하는 동안
꽃들도 서글픈 이야기를 하는가

꽃만 두고 가는 세월이여!
중년의 가슴에 5월이 오면
인생의 오솔길에 꽃잎만 쌓여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