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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스님의 [새벽예불]

새벽예불
-지원스님-

도량석 목탁소리에
잠을 깨는 산사의 새벽.
지금은 관세음보살 품 안에서
위안을 얻을 시간.
관음전 옆 모퉁이에서
마지막 절명하던 등나무 꽃잎들.

가사장삼 곱게 단장하고
무릎 꿇어 합장하면
침묵으로 대답하시는
무언의 설법.

나의 기도가 얼마나 깊어지면
입을 여시려나
얼마니 많은 중생의 눈물이
강을 이루게 되면
눈을 뜨시려나.
번뇌가 깊어질수록
더욱 어두워지는
보살의 존안尊顔.

흐르는 눈물을 법의法衣로 닦으며
오체투지 합장하면
살며시 다가서는
당신의 미소
영원한 목소리, 목소리.

*펴낸곳:도서출판 동숭동
*지원스님 잠언편지 [가슴 저미지 않는 그리움은 없다] 74-75p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