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선물
-이해인 詩-
코로나19로
지극히 평범하고도
당연했던 일상이
무너지고서야
우리는 조금씩
감사를 배우기 시작했지
너무 가까이 있어
그만큼 무심했던
가족들의 얼굴과 마음도
다시 들여다보고
마당에 핀 이름없는 들꽃과
길가의 나무들에게도
인사할 줄 아는
시인이 되었지
날마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 두기를 실습하면서
우리는 새롭게
인내와 절제를 배우는
커다란 인생 학교의
수련생이 되었네
작은 것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며
예전의 당연했던 일상을
함께 그리워하는
비범한 눈빛의
도반들이 되었네
더 힘든 일이 오더라도
희망을 버리진 말아야지
오늘도 결심하면서
달콤한 허브 사탕 하나
입에 물고 창문을 여는
이 순간의 작은 기쁨을
어떻게 선물로 만들까
즐거운 궁리가 많아지네
*펴낸곳:(주)샘터사
*지은이:이해인
*[꽃잎 한 장처럼]의 54-57p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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