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김초혜 詩-
꽃빛이 너무도 환해
어둠이 무색했던 4월도 가고
강이 나직나직 맑아드는 걸 보니
가을인가 보오
일만 생각의 회한이
강물에 일렁이오
지금 몸 일궈내
꽃을 피울 수는 없어도
참고 견딤은 전보다 수월해져
엔간한 일에는 성을 내지 않는다오
부끄러운 일 멀리 하고
만족해야 하는 생활을 습관하다 보니
육체에 갇혔던 마음도
숨을 틔우는 것 같소
여보게, 세월을 묶을 수는 없으니
더는 미루지 말고
햇빛 비치는 동안 우리 만납시다
*김초혜시집 <멀고 먼 길> 30p에 실린 詩
*2017년 6월 20일 초판1쇄 발행
*펴낸곳:서정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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