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봄풍경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고사리꺾기》입니다.
조상님을 모시는 제삿상의 삼색나물 중 한가지가 고사리나물인데, 맨 먼저 제사에 쓸 고사리를 정성스럽게 채취합니다. 제수용으로 쓸 고사리는 아무리 고사리가 실하고 탐이 나도 남의 묘소 안의 고사리는 꺾지 않는 게 불문률입니다.
어떤 분들은 고사리는 낫으로 베는 거 아니냐 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마른풀 숲 사이를 헤집고 나오는 고사리 한가닥을 발견하고 ...그 고사리에게 다가가 무언의 인사와 함께 절 한 번을 해야 비로소 내 품에 들어오게 됩니다.
고사리는 포자로 번식하는 양치식물입니다.
요즘에는 고사리를 재배하기도 한다는데 우리제주도에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지요.
들판에 나가면 온 산야가 다 내 밭이고, 때가 되면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 부지런만 하면 얼마든지 채취가 가능합니다.
고사리 채취시기는 4월에서 5월!
이렇게 고사리가 손을 벌리기 시작하면 나물용 고사리로는 실격입니다. 삶아서 요리를 했을 때 식감이 질겨서 드실 수가 없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푸릇푸릇 양치식물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거랍니다.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추는데 효능이 있다는 고사리의 모습입니다.
"궐채"라는 이름으로 임금님께 진상되기도 하였다 합니다.
어렵게 채취해 온 고사리를 그냥 두면 안됩니다.
얼른 큰 냄비에 물을 펄펄 끓여 고사리를 넣고 5분 정도 데칩니다. 건져서 찬물로 씻은 후 한 가닥 꺾어 씹어보면 떫은 맛이 아주 강합니다.
찬 물에 담궈 이 떫은 맛과 독소를 빼줘야 하는데
맑은 물을 갈아주며 하루쯤 담궈줍니다.
물기을 뺀 후 햇빛에 말려 두고두고 드셔도 되고,
물기를 뺀 고사리를 지퍼팩에 평평히 담아 냉동 보관하셨다가 해동하여 볶아드셔도 됩니다^^
고사리를 이용한 대표적인 요리로는 고사리,돼지고기볶음과 고사리육계장이 유명합니다.
찔레꽃 고운 제주의 봄 들판....고사리 채취시 유의하실 점은 자꾸만 고사리의 유혹에 끌려 한 걸음 두 걸음 옮기다보면 , 나도 모르는 새에 너무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겁니다.
핸드폰을 중간 중간 켜보시면 송수신 전파가 안잡히는 게 보일 겁니다. 그럴 때는 미련 두지 말고 얼른 돌아나오셔야 하는 거 잊으시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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