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시,좋은글,좋은책 모음^^

혜민스님의 글 《힘들면 한숨 쉬었다 가요》

힘들면 한숨 쉬었다 가요
-혜민스님의 글-

힘들면 한숨 쉬었다 가요.
사람들에게 치여 상처받고 눈물 날 때,
그토록 원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사랑하던 이가 떠나갈 때,
우리 그냥 쉬었다 가요.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친구들을 만나
그동안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말들,
서럽고 안타까웠던 이야기,
조근조근 다 해버리고
힘든 내 마음을 지탱하느라  애쓰는 내 몸을 위해
운동도 하고 찜질방도 가고
어렸을 때 좋아했던 떡볶이, 오뎅 다 사 먹어요.

평소에 잘 가지 않던 극장에도 가서
제일 웃긴 영화를 골라
미친 듯이 가장 큰 소리로  웃어도보고
아름다운 음악,
내 마음을 이해해줄 것 같은 노래
재생하고 재생해서 듣고 또 들어봐요.

그래도 안 되면
병가 내고 며칠 훌쩍 여행을 떠나요.
경춘선을 타고 춘천으로 가도 좋고
땅끝마을의 아름다운 절 미황사를 가도 좋고
평소에 가고 싶었는데 못 가봤던 곳,
그런 곳으로 혼자 떠나요.

그런 시간들을 보낸 후
마지막으로 우리 기도해요.
종교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나를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요.

그리고
용서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요.
그래야 내가 사니까,
그래야 또 내가 살아갈 수 있으니까
제발 용서하게 해달라고 아이처럼 조르세요.

힘들어하는 당신이
곧 나이기에
오늘도 그대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
동산위에 올라 아랫마을에 점점이 켜진 불빛들을 보면 다들 포근하고 그저 아름다워만 보이지요~
그러나 그들도 들어가보면 나름나름 아프고 또 아퍼 서로가 그 아픔 달래가며 살고 있을 겁니다.
사는 게 어디 그리 녹록하든가요?
유난히 추웠던 겨울 잘 참고 견뎠드니 몽울몽울 봄 꽃들이  빼꼼히 고개들어 인사합니다.
언 땅에서 한 계절 보낸 나도 있다고~^^
모두들 힘 내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