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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불루 화이불치(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게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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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님의 시 [별은 너에게로] 별은 너에게로 -박노해-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절망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구름 때문이 아니다 불운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네가 본 별들은 수억 광년전에 출발한 빛 길 없는 어둠을 걷다가 별의 지도마저 없다고 주저앉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이수복님의 시 [봄비] 봄비 -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가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수잔 폴리스 슈츠의 [친구란] 친구란 -수잔 폴리츠 슈츠 의 글- 우리 모두는 친구가 필요하다 웃고 싶을 때, 울고 싶을 때, 외로울 때, 아플 때, 그리고 서러울 때 등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는 언제나 친구가 필요한 존재이다. "많이 아팠겠다." "얼마나 힘들었니." 따뜻한 말 한마디에 닫혔던 마음이 열리고 상처가 아문다. 친구는 네가 하는 모든 일에 영향을 주는 사람, 친구는 네가 하는 모든 것에 영향을 주는 사람! 친구는 즐거울 때 찾아오는 사람, 친구는 괴로울 때 찾아오는 사람, 친구는 네가 무엇을 하든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 친구는 너에 대한 진실을 너에게 말해주는 사람, 친구는 네가 경험하는 것을 항상 알고 있는 사람, 친구는 항상 너를 격려해주는 사람, 친구는 너와 경쟁하지 않는 사람, 친구는 너의 일이 잘 돼 갈 때 진..
김광섭시인의 [3월] 3월 -김광섭- 3월은 바람쟁이 가끔 겨울과 어울려 대폿집에 들어가 거나해서는 아가씨들 창을 두드리고 할아버지랑 문풍지를 뜯고 나들이 털옷을 벗긴다 애들을 깨워서는 막힌 골목을 뚫고 봄을 마당에세 키운다 수양버글 허우적이며 실가지가 하늘거린다 대지는 회상 씨앗을 안고 부풀며 겨울에 꾸부러진 나무 허리를 펴 주고 새들의 방울소리 고목에서 흩어지니 여우도 굴 속에서 나온다 3월 바람 4월비 5월꽃 이렇게 콤비가 되면 겨울 왕조를 무너뜨려 여긴가 저긴가 그리운 것을 찾아 헤매는 이방인
박노해시인의 3월 시 [수고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박노해- 3월에는 수고했습니다 라고 말하자 ​ 풀꽃에게도 새싹에게도 이웃에게도 ​ 수고는 고통을 받아 안는 것 고통을 안고 새 힘을 선물 받는 것 ​ 수고했습니다 겨울 속에서 새롭게 피어나느라 ​ 수고 많았습니다 힘겨움 속에서 새롭게 태어나느라
한용운님의 [인연설] 인연설 -한용운- 함께 영원히 있을 수 없음을 슬퍼 말고, 잠시라도 같이 있을 수 없음을 노여워 말고, 이 만큼 좋아해주는 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고 원망 말고, 애처롭기까지 한 사랑 할 수 없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 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칼릴지브란의 [결혼에 대하여] 결혼에 대하여 ​ 함께 있으되 거리를 두라 그리하여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 서로 사랑하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오히려 너의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고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 함께 노력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각자는 고독하라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만들되 줄은 각각 따로이듯이 ​ 서로의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 속에 묶어 두지는 말지니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으니 -칼릴 지브란의 중에서- 내일 2021년 ..
김후란님의 사랑시 [둘이서 하나이 되어] 둘이서 하나이 되어 -김후란- 밝은 이 자리에 떨리는 두 가슴 말없이 손잡고 서 있습니다 두 시내 합치어 큰 강물 이루듯 천사가 놓아준 금빛다리를 건너 두 사람 마주 걸어와 한자리에 섰습니다 언젠가는 오늘이 올 것을 믿었습니다 이렇듯 소중한 시간이 있어주리란 것을... 그때 우리는 이슬 젖은 솔숲을 거닐면서 말했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하나가 되리라고 푸른밤 고요한 달빛 아래 손가락 마주걸고 맹세도 했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하나가 되리라고 그리고 지금우리가 순수한 것처럼 우리의 앞날을 순수하게 키워가자고 사람들은 누구나 말합니다 사노라면 기쁨과 즐거움 뒤에 어려움과 아픔이 따르기 마련이며 비에 젖어 쓸쓸한 날도 있다는 걸 모래성을 쌓듯 몇번이고 헛된 꿈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걸 그럴수록 우리는 둘이서 둘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