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이불루 화이불치(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게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게!)

(761)
유안진시인의 [꽃으로 잎으로] 꽃으로 잎으로 -유안진 -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이며 뭐니뭐니 해도 사랑은 아름답다고 돌아온 꽃들 낯 붉히며 소곤소곤 잎새들도 까닥까닥 맞장구 치는 봄날 속눈썹 끄트머리 아지랑이 얼굴이며 귓바퀴에 들리는 듯 그리운 목소리며 아직도 아직도 사랑합니다 꽃지면 잎이 돋듯 사랑진 그 자리에 우정을 키우며 이 세상 한 울타리 안에 이 하늘 한 지붕 밑에 먼 듯 가까운 듯 꽃으로 잎으로 우리는 결국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채시인의 [중년의 가슴에 5월이 오면] 중년의 가슴에 5월이 오면 -이채- 홀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가슴을 지닌 사람이 그리워지네 사람은 많아도 사람이 없는 세상에서 내가 알던 사람들은 지천에 꽃잎으로 흩날리는데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쉬이 작별을 하며 살아가는가 너와 내가 어느 날의 비에 젖어 채 마르지 않은 봄이라 할지라도 다시 피는 꽃이 되어 향기를 나누고 싶은 간절함이여! 다시 서는 나무가 되어 지나는 바람 편에 안부라도 전해볼까 피고 지는 일 만이 일생은 아니거늘 내가 알지 못하는 동안 꽃들도 서글픈 이야기를 하는가 꽃만 두고 가는 세월이여! 중년의 가슴에 5월이 오면 인생의 오솔길에 꽃잎만 쌓여가네
나의 반려식물 >> 다육이 [러우] 놀고있는 빈화분이 있어서 오늘은 오일장에 갔다가 다육이 [러우]를 영접했습니다. 화분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어서 다섯 포트면 되겠지 하고 사왔는데 어림도 없네요~ 다음장날 또 가서 다섯 포트를 더 사오렵니다^^ 가득히 풍성하게 키우고싶거든요^^ 옆지기들 하고 사이가 안좋은 것도 같고, 유난히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종잡을 수 없는 내겐 아직 연구대상인 러울입니다. 물을 좋아하는 아이라 물을 많이 주라 하기도 하고 , 과습하면 안된다 하기도 하고.. 내겐 너무 낯선 그대! 일단 다육이의 기본에 충실하며 키워보려합니다^^ 햇빛은 듬뿍! 물은 한 달에 한 번! 환기는 열심히! 흙은 물빠짐 좋게! 2021년 5월에 만났으니 러우~~~우리 잘 지내보자구^^
재미있는 [돌리는 채칼 ] 코로나19팬더믹으로 세상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 사람들은 조금씩 조금씩 안으로의 귀향을 하는 듯 싶습니다. 그 동안 잊고 살았던 집안 곳곳에 사람의 숨결이 느껴지고, 모형처럼 모셔두기만 했던 주방의 살림들이 드디어 빛을 발합니다^^ 처음 살림에 맛 붙이던 신혼 때 처럼 요즘은 부엌에서 노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현관 앞 딩동~~~ 오늘은 [ 돌리는 채칼]이 도착했네요^^모두 5개의 칼날! 무엇부터 해볼까요~~우선 냉장고를 뒤져 썰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냅니다^^ 쓰다남은 무우와 당근ㆍ감자가 있었네요^^^ 우선 예쁜 당근부터!양끝에 박히게 고정시킵니다^^손잡이 쪽 물려있는 곳에 힘을 주어야 하네요~~그래야 당근이 안 떨어지니까요~~^^예쁜 당근이 술술 썰리는데 너무 재밌네요.다시 채칼을 바꾸어 키웁니다 당근..
이해인시인의 [4월의 시] 4월의 시 -이해인- 꽃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 느낄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이봄을 느끼며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 볼랍니다. 내일도 내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용혜원님의 시 [혼자 울고 싶을 때] 혼자 울고 싶을 때 -용혜원- 이 나이에도 혼자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손등에 뜨거운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혼자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젠 제법 산다는 것에 어울릴 때도 되었는데 아직도 어색한 걸 보면 살아감에 익숙한 이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모두들 이유가 있어 보이는데 나만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만 같습니다 이젠 어른이 되었는데 자식들도 나만큼이나 커가는데 가슴이 아직도 소년시절의 마음이 그대로 살아있나 봅니다 나이 값을 해야 하는데 이젠 제법 노숙해질 때도 됐는데 나는 아직도 더운 눈물이 남아 있어 혼자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함민복님의 [눈물은 왜 짠가] 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더울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둬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 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뭐가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의아해하며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 아저씨가 안 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
박노해님의 세월호 추모시 [이별은 차마 못했네 ] 이별은 차마 못했네 -박노해- 사랑은 했는데 이별은 못했네 ​ 사랑할 줄은 알았는데 헤어질 줄은 몰랐었네 ​ 내 사랑 잘 가라고 미안하다고 고마웠다고 차마 이별은 못했네 ​ 이별도 못한 내 사랑 지금 어디를 떠돌고 있는지 길을 잃고 우는 미아 별처럼 어느 허공에 깜박이고 있는지 ​ 사랑은 했는데 이별은 못했네 ​ 사랑도 다 못했는데 이별은 차마 못하겠네 ​ 웃다가도 잊다가도 홀로 고요한 시간이면 스치듯 가슴을 베고 살아오는 가여운 내 사랑 ​ 시린 별로 내 안에 떠도는 이별 없는 내 사랑 안녕 없는 내 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