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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좋은글,좋은책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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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광모시인의 [어느 날 죽음이 찾아와 속삭일 때] 어느 날 죽음이 찾아와 속삭일 때 -양광모 詩-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슬픔으로 어느 날 죽음이 찾아와 속삭일 때 살아야 할 아무런 기쁨과 의미가 없다고 어느 날 죽음이 찾아와 속삭일 때 그대의 마음에게 물어보라 오늘 죽음을 꿈꾸리리는 것을 그대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가 그대의 마음에게 다시 물어보라 내일 새로운 삶을 갈망하지 않으리라고 그대는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사람의 마음이란 계절과 같은 것 때가 되면 다시 바뀌기 마련이니 그 속삭임 물리치고 살아남으라 눈보라 속에서야 누가 삶을 찬미하랴 봄볕 아래서야 꽃 한 송이로도 세상은 아름다운 것 그대의 마음이 일찍이 그러하였다 *양광모시집 의 22-23p에 실린 詩 *펴낸곳:(주)푸른길 *초판인쇄: 2020년 2월 10일
용혜원님의 시 [홀로 앉아] 홀로 앉아 -용혜원 詩- 홀로 하늘을 보면 널따란 하늘은 사라지고 그대 얼굴만 남아 눈 속에 그리움이 가득 찹니다 모두들 자유롭게 살아가는데 날개 없는 나는 있는 자리에서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당신도 나의 사랑을 알 수 있겠지만 그것이 내가 떠난 뒤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꽃들은 몇 날을 피어도 한껏 향기를 내며 아름답게 피어나거늘 왜, 당신은 나의 사랑을 외면만 하고 계십니까 *용혜원시집 의 48-49p의 詩 *펴낸곳:책만드는 집 *1판인쇄:2012년7월9일
용혜원님의 시 [나 그대를 사랑합니다] 나 그대를 사랑합니다 -용혜원 詩- 나 그대를 진정으로 사랑합니다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그리움에 목마른 사슴처럼 심장은 뛰고 맙니다 나의 모든 것을 고백한 이후로는 걷잡을 수 없는 행복에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나 그대만 함께한다면 욕심을 버리겠습니다 지금 나의 것과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은 영원히 나를 지켜주지는 못합니다 오직 그대만이 모든 것 중의 모든 것입니다 나는 그대로 인해 순간이 아닌 영원을 삽니다 나 그대를 사랑합니다 *용혜원시집 의 10-11p의 詩 *펴낸곳:책만드는 집 *1판인쇄:2012년7월9일
도종환님의 [인차리7] 인차리 7 -도종환 글- 육신을 누이고 밤이면 나의 마음도 몸을 빠져 무수한 곳을 떠다닌다 당신도 그렇게 떠돌다 오는가 내게도 가끔씩 다녀가는가 변함없이 놓여 있는 가구들도 둘러보고 거울 앞에 앉아 빗질도 해보고 방은 따스한가 손도 넣어보는가 아이들 잠자리도 둘러보는가 새도록 함께 걸어도 새벽이 빠르던 버드나무 강둑길 걸어도 보고 젖은 풀 위에 나란히 앉아 듣던 저녁 냇물 소리 들어보기도하는가 옮겨 다니던 집들의 방문도 건드려보고 빨래를 가지런히 널던 빨랫줄 아래에도 서보는가 거기 서서 옛날처럼 손도 흔들어보는가 나는 오늘도 걸어서 당신 있는 곳까지 다녀왔다 내가 당신에게 오늘 남긴 말들 듣고 있었는가 혼미한 잠속에 간간이 찾아와선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머물다 돌아가는 사람아 도종환 시선집 [밀물의..
나태주님의 시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나태주 詩-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혼자이기를, 말하고 싶은 말이 많은 때일수록 말을 삼가기를, 울고 싶은 생각이 깊을수록 울음을 안으로 곱게 삭이기를, 꿈꾸고 꿈꾸노니- 많은 사람들로부터 빠져나와 키큰 미루나무 옆에 서 보고 혼자 고개숙여 산길을 걷게 하소서. *나태주사랑시집 [사랑,거짓말]의 99p의 詩 *펴낸곳:(주)푸른길 *펴낸이:김선기
이해인수녀님의 [도라지꽃] 도라지꽃 -이해인 詩- 엷게 받쳐 입은 보랏빛 고운 적삼 찬 이슬 머금은 수줍은 몸짓 사랑의 순한 눈길 안으로 모아 가만히 떠올린 동그란 미소 눈물 고여 오는 세월일지라도 너처럼 유순히 기도하며 살고 싶다 어느 먼 나라에서 기별도 없이 왔니 내 무덤가에 언젠가 피어 잔잔한 연도를 바쳐 주겠니 *이해인꽃시집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의 28-29p의 詩 *분도출판사
도종환님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詩-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시선집 [밀물의 시간 ]중 127p에 실린 詩 -출판사:실천문학사
도종환님의 시 [당신의 무덤가에] 당신의 무덤가에 -도종환 詩- 당신의 무덤가에 패랭이꽃 두고 오면 당신은 구름으로 시루봉 넘어 날 따라오고 당신의 무덤 앞에 소지 한 장 올리고 오면 당신은 초저녁별을 들고 내 뒤를 따라오고 당신의 무덤가에 노래 한 줄 남기고 오면 당신은 풀벌레 울음으로 문간까지 따라오고 당신의 무덤 위에 눈물 한 올 던지고 오면 당신은 빗줄기 되어 속살에 젖어오네 *도종환 시선집 [밀물의 시간 ]중 47p에 실린 詩 -출판사:실천문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