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이불루 화이불치(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게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게!) (761) 썸네일형 리스트형 도종환시인의 [유월이 오면] 유월이 오면 -도종환- 아무도 오지 않는 산 속에 바람과 뻐꾸기만 웁니다 바람과 뻐꾸기 소리로 감자꽃만 피어납니다 이곳에 오면 수만 마디의 말들은 모두 사라지고 사랑한다는 오직 그 한 마디만 깃발처럼 나를 흔듭니다 세상에 서로 헤어져 사는 많은 이들이 있지만 정녕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이별이 아니라 그리움입니다 남북산천을 따라 밀이삭 마늘잎새를 말리며 흔들릴 때마다 하나씩 되살아나는 바람의 그리움입니다 당신을 두고 나 혼자 누리는 기쁨과 즐거움은 모두 쓸데없는 일입니다 떠오르는 저녁 노을 그림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 사는 동안 온갖 것 다 이룩된다 해도 그것은 반쪼가리일 뿐입니다 살아가며 내가 받는 웃음과 느꺼움도 가슴 반쪽은 늘 비워둔 반평생의 것일 뿐입니다 그 반쪽은 늘 당신의 몫입니다 빗줄기를 .. 류시화님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류시화님의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 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거리는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흘렀고 여전히 나는 그 긴 벤치에 그대로였다 이제 세월이 나에게 묻는다 그럼 너는 무엇이 변했느냐고 85세 할머니 나딘 스테어의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인생을 다시 산다면-나딘 스테어 - 다음번에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 이번 인생보다 더 운둔해지리라 가능한 한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좀 더 많은 기회를 붙잡으리라 여행을 더 많이 다니고 석양을 더 자주 구경하리라 산에도 더욱 자주 가고 강물에서 수영도 많이 하리라 아이스크림은 많이 먹되 콩요리는 덜 먹으리라 실제적인 고통은 많이 겪을 것이나 상상 속의 고통은 가능한 한 피하리라 보라, 나는 시간 시간을, 하루하루를 의미 있고 분별 있게 살아온 사람 중 하나다 아, 나는 많은 순간들을 맞았으나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 나의 순간들을 더 많이 가지리라 사실은 그러한 순간들 외에 의미 없는 시간들을 갖지 않도록 애쓰리라 오랜 세월을 앞에 .. 류시화님의 [소금인형] 소금인형 -류시화-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 버렸네 2020세무서에 가서 [종합소득세 신고하기] 해마다 2월이면 사업장현황신고를 해야하고 5월이면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내가 할 줄 아는 일이고,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내가 할 줄 모르는 일이다. 그러므로 세무관련 업무는 내게 있어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의 힘을 빌려야 하는 게 싫어서 사업자현황신고 까지는 홈텍스에서 여차여차 했다. 그러고나니 이번엔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라네~~^^ 개인사업자나 프리랜서, 임대소득, 이자ㆍ배당ㆍ연금 등의 금융소득이 있는 개인은 통상 5월1일부터 5월 말일까지 자진 신고,납부해야 한다. 홈텍스를 열고 혼자 해보려고 바둥대다가 에따 모르겠다 사업자등록증 들고 세무서로 향했다. 들어서면 번호표 뽑는 곳이 보인다. 사업자등록증 필요없고 그냥 신분증 하나면 만사오케이다. 신.. 킴벌리 커버거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인디언들의 결혼축시 [두사람] 두사람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 줄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두 사람의 앞에는 오직 하나의 인생만이 있으리라. 이제 그대들의 집으로 들어가라. 함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 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아파치족 인디언들의 결혼 축시- 이전 1 ··· 59 60 61 62 63 64 65 ··· 9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