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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불루 화이불치(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게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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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님의 시 [세월은 아름다워] 세월은 아름다워 - 유안진- 살아온 세월은 아름다웠다고 비로소 가만가만 끄덕이고 싶습니다 황금 저택에 명예의 꽃다발로 둘러싸여야 만이 아름다운 삶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길지도 짧지도 않았으나 걸어온 길에는 그립게 찍혀진 발자국들도 소중하고 영원한 느낌표가 되어 주는 사람과 얘기 거리도 있었노라고 작아서 시시하나 안 잊히는 사건들도 이제 돌아보니 영원히 느낌표가 되어 있었노라고 그래서 우리의 지난날들은 아름답고 아름다웠느니 앞으로도 절대로 초조하지 말며 순리로 다만 성실을 다하며 작아도 알차게 예쁘게 살면서 이 작은 가슴 가득히 영원한 느낌표를 채워 가자고 그것들은 보석보다 아름답고 귀중한 우리의 추억과 재산이라고 우리만 아는 미소를 건네주고 싶습니다 미인이 못 되어도 일등을 못 했어도 출세하지 못했어도 ..
천양희님의 시 [친구] 친구 -천양희- 좋은 일이 없는 것이 불행한 게 아니라 나쁜 일이 없는 것이 다행한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이나 원망하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더러워진 발은 깨끗이 씻을 수 있지만 더러워지면 안 될 것은 정신인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에 투덜대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자기 하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은 실상의 빛을 가려 버리는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에 발길질이나 하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이외수님의 [사랑 하나면 빈손으로도 충분하다] 사랑 하나면 빈손으로도 충분하다 -이외수- 하나님이 인간을 빈손으로 내려보낸 이유는, 누구나 사랑 하나만으로도 이 세상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음을 알게 하기 위함이다. 하나님이 인간을 빈손으로 저 세상에 데려가는 이유는, 한평생 얻어낸 그 많은 것들 중 천국으로 가지고 갈 만한 것도 오직 사랑밖에 없음을 알게 하기 위함이다. 이외수님의 글을 읽는다. 칼날 같이 예리하면서도 따뜻함이 묻어나는 사랑의 언어로 써내려간 시를... 사랑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단다. 나도 처음엔 그리 생각했었지! 서로 사랑하면 되지 그 밖에 뭐가 필요해? 그 열정이 있어서 살아가는 데 활력소가 되어주는 건 맞는데 ,이제는 사랑 말고 다른 것도 좀 있었음 좋겠다.이래서 난 시인이 될 수 없는 거겠지 자책하며 쓴 ..
안도현님의 시 [사랑한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안도현- 길가에 민들레 한송이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듯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을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차고 맑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고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이해인님의 [7월의 시] 7월의 시 ​-이해인 - ​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 하얗게 피었다가 질 떄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첫사랑 국민다육이 [레티지아] 코로나19가 세상을 삼킬 듯 내 발과 내 손을 묶어 놓아버렸습니다. 정중동이라 했던가요? 고요한 가운데서도 움직임은 있어야 합니다. 안그러면 쉽게 우울해지고 그러다 의욕상실로 만사가 귀챦아지는 무기력증으로 힘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불현듯 다육이와 사랑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려움반 설레임반으로 다육이 농장을 찾았습니다.오믈오믈 귀여운 다육이들이 웃음을 줍니다. 레티지아 포트에 들어있는 분 3개입니다. 분은 집에 옹기 뚜껑이 있길래 청테이프를 바닥 앞뒤로 붙여놓고 드라이버로 구멍을 조준한 뒤 망치로 살살 뚜들겨 구멍을 냈습니다. 다육이 농장에서 배워온 그대로 구멍위에 다이소에서 사온 깔망을 크기에 맞게 잘라 얹습니다. 그리곤 세척마사토를 화분 바닥에 먼저 깔아준 후 배양토가 혼합된 농장의 사장님..
데일 카네기의 [신뢰] 신뢰(信賴) -데일 카네기- 아무리 보잘것없는 것이라도 한번 약속한 일은 상대방이 감탄할 정도로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신용과 체면도 중요하지만 약속을 어기면 그만큼 서로의 믿음이 약해진다.
이해인님의 시 [민들레] 민들레 -이해인- 은밀히 감겨 간 생각의 실타래를 밖으로 풀어 내긴 어쩐지 허전해서 날마다 봄하늘에 시를 쓰는 민들레 앉은뱅이 몸으로는 갈길이 멀어 하얗게 머리 풀고 얇은 씨를 날리면 춤추는 나비들도 길 비켜 가네 꽃씨만한 행복을 이마에 얹고 해에게 준 마음 후회없어라 혼자서 생각하다 혼자서 별을 헤다 땅에서 하늘에서 다시 피는 민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