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좋은글,좋은책 모음^^ (465) 썸네일형 리스트형 김재진님의 시 [토닥토닥] 토닥토닥 - --김재진- 나는 너를 토닥거리고 너는 나를 토닥거린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하고 너는 자꾸 괜찮다고 말한다 바람이 불어도 괜찮다 혼자 있어도 괜찮다 너는 자꾸 토닥거린다 나도 자꾸 토닥거린다 다 지나간다고 다 지나갈 거라고 토닥거리다가 잠든다 강은교시인의 [사랑법] 사랑법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있는 누워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도종환님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안도현님의 시 [가을 엽서] 가을 엽서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이정하님의 시 [비] 비 -이정하- 그대 소나기 같은 사람이여 슬쩍 지나쳐 놓고 다른데 가 있으니 나는 어쩌란 말이냐 이미 내 몸은 흠뻑 젖었는데 그대 가랑비 같은 사람이여 오지 않는 듯 다가와 모른척 하니 나는 어쩌란 말이냐 이미 내 마음까지 젖어 있는데 이수동님의 시 [동행] 동행 -이수동- 꽃 같은 그대, 나무 같은 나를 믿고 길을 나서자. 그대는 꽃이라서 10년이면 10번 변하겠지만 나는 나무 같아서 그 10년, 내 속에 둥근 나이테로만 남기고 말겠다. 타는 가슴이야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길 가는 동안 내가 지치지 않게 그대의 꽃향기 잃지 않으면 고맙겠다. 허영자님의 시 [그대의 별이 되어] 그대의 별이 되어 -허영자 - 사랑은 눈멀고 귀먹고 그래서 멍멍히 괴어 있는 물이 되는 일이다 물이 되어 그대의 그릇에 정갈히 담기는 일이다 사랑은 눈 뜨이고 귀 열리고 그래서 총총히 빛나는 별이 되는 일이다 별이 되어 그대 밤하늘을 잠 안 자고 지키는 일이다 사랑은 꿈이다가 생시이다가 그 전부이다가 마침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그대의 한 부름을 고즈넉이 기다리는 일이다 시바타 도요님의 시 [약해지지 마]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 시바타 도요님은 나이 98세에 자신의 장례비로 모아두었던 100만엔으로 첫시집 를 출간한 일본의 할머니 시인이십니다 98세에 데뷔하여 102세 되던 2013년까지 수많은 작품들로 힘든 영혼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신 영향력 있으신 분이십니다. 마음은 얼마나 순수하신지 써내려간 한 줄 한 줄이 동시처럼 티없이 맑고 깨끗합니다. 오늘은 시바타 도요님의 글을 빌어 내어깨를 토닥토닥 ...위로받는 하루입니다^^ 이전 1 ··· 35 36 37 38 39 40 41 ··· 5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