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시,좋은글,좋은책 모음^^

(465)
아폴리네르의 [미라보 다리] 미라보 다리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흘러내린다. 내 마음 깊이 아로새기리. 기쁨은 언제나 고통 뒤에 오는 것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보면 우리들의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결이 흐르는 동안.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사랑도 물결처럼 흘러내리고 우리들 사랑도 흘러내린다. 인생은 왜 이리 더디고 희망이란 왜 이리 격렬한가.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나날은 흘러가고 달도 흐르고 지나간 세월도 흘러만 간다. 우리들 사랑은 오지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
칼릴 지브란의 [사랑은 아픔을 위해 존재합니다] 사랑은 아픔을 위해 존재합니다 -칼릴 지브란- 사랑이 그대를 손짓하여 부르거든 따르십시오. 비록 그 길이 어렵고 험하다 해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를 품을 때에는 몸을 맡기십시오. 비록 사랑의 날개 속에 숨은 아픔이 그대에게 상처를 준다 해도 사랑이 그대에게 말하거든 그대를 믿으십시오. 비록 사랑의 목소리가 그대의 꿈을 모조리 깨뜨려놓을지라도 왜냐하면 사랑은 그대에게 영광의 왕관을 씌워주지만 또한 그대를 십자가에 못 박는 일도 주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그대의 성숙을 위해 존재하지만 그대를 아프게 하기 위해서도 존재한답니다. 사랑은 햇빛에 떨고 있는 그대의 가장 연한 가지들을 어루만져주지만 또한 그대의 뿌리를 흔들어대기도 한답니다. 펴낸곳:북오션 *편저:서정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명시 100선..
노천명시인의 [사슴] 사슴 -노천명 詩-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쟎은 편 말이 없구나. 관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펴낸곳:북오션 *편저:서정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명시 100선]118p의 詩^^
강은교시인의 [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가 물이 되어 -강은교 詩-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 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펴낸곳:북오션 *편저:서정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명시 100선]108-109p의 詩^^
김남조시인의 [겨울 바다] 겨울 바다 -김남조 詩-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봄 물 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혼령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갔었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펴낸곳:북오션 *편저:서정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명시 100선]99-100p의 詩^^
나태주님이 쓴 [산티아고로 떠나는 시인에게] 산티아고로 떠나는시인에게 -나태주- 객지의 날이 길고 길겠네 부디 아프면 안 돼 좋은 생각 맑은 생각 많이 하며 잘 다녀와 우리들 세상의 목숨은 어차피 한 번뿐이고 진정한 사랑도 한 번뿐이고 가슴 저미도록 아름다운 여행도 한 번뿐인 거야 지금 그대는 그 여행을 떠나려는 거구 나는 결단코 아지 못하는 땅 가보지 않은 고장 그곳의 구름이 되고 나무가 되고 바람이 되고 싶어 하는 영혼아 푸른 영혼아 아주는 그 곳에 머무르지 말고 그곳의 바람과 햇빛과 구름과 나무만 데리고 오기 바래 *펴낸곳:(주)알에이치코리아 *나태주 신작 시집 [마음이 살짝 기운다]210-211p의 글
김영랑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펴낸곳:북오션 *서정윤 편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명시100선] 48p의 詩
천상병시인의 [귀천] 귀천(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하리라 ..... *펴낸곳:북오션 *서정윤 편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명시100선] 29p의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