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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불루 화이불치(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게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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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님의 시 [들풀처럼 살라] 들풀처럼 살라 - 류시화 -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몸으로 눕고 맨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 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방크샤]란 꽃을 아시나요? 김춘수님의 명시 [꽃]을 함께 읽어볼까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싶다 너는 나에게 ,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 언어가 아니면서 말이 되고 마음이 되는 신비한 꽃! 받으면 스르르 언 눈 녹듯 마음의 맺힘이 풀리는 꽃! 누군가에게 진심담아 무슨 말을 하고싶을 때 제일 먼저 등장하는 게 꽃이 아닌가싶습니다. 오늘은 수 많은 꽃..
김현승님의 시 [가을의 기도]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태풍 이름은 어떻게 지어지는가]...태풍 8호 바비,태풍 9호 마이삭, 태풍 10호 하이선 등 물, 불, 바람...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참 고맙고 감사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그 강도가 조금만 세어지면 물은 홍수로 변하고, 불은 화마가 되며, 바람은 태풍이 되어 우리의 평안하던 일상을 위협하는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립니다^^ 지금은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휩쓸고 가는 중입니다. 큰 피해없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 이 참에 태풍에 대해서 공부 좀 해볼까봐요~~ 태풍이란 바람의 속력이 초당 17m 이상이면서 폭풍우를 동반하는 열대성 저기압을 일컫는다 합니다. 태풍의 영어 이름은 "Typhoon" 이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습니다. 그 중 그리이스 신화와 연관된 설이 귀를 솔깃하게 합니다. *제우스가 아버지인 크로노스..
조병화님의 시 [9월이 오면] 9월이 오면 -조병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 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운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주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결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치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이 온다
안도현님의 시 [9월이 오면] 9월이 오면 -안도현-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9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9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
이외수님의 시 [9월] 9월 -이외수-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가을 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 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 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으로나 걸어 두겠네 ----------------- 9월입니다 이외수님의 청명한 언어로 가을을 불러봅니다. 태풍 '마이삭'이 슬금슬금 우리를 위협하며 다가오고있는 9월의 첫날^^ 기상청에 따르면 오늘 오끼나와 서남쪽 해상을 지나 제주도 남쪽 해상으로 접근 중이라 합니다. 물,불,바람... 우리의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하고 고마운 자원입니다만~이렇게 인간을 벌하려 큰 몸짓으로 일어서버리면 정말 두렵고 또 두렵습니다. '마이삭'이 큰..
안재동님의 시 [8월] 8월 -안재동- 너만큼 기나긴 시간 뜨거운 존재 없느니. 뉜들 그 뜨거움 함부로 삭힐 수 있으리. 사랑은 뜨거워야 좋다는데 뜨거워서 오히려 미움받는 천더기. 너로 인해 사람들 몸부림치고 도망 다니고 하루빨리 사라지라 짜증이지. 그래도 야속타 않고 어머니처럼 묵묵히 삼라森羅 생물체들 품속에 다정히 끌어안고 익힐 건 제대로 익혀내고 삭힐 건 철저히 삭혀내는 전능의 손길. 언젠가는 홀연히 가고 없을 너를 느끼며 내 깊은 곳 깃든, 갖은 찌끼조차 네 속에서 흔적 없이 삭혀버리고 싶다. 때 되면 깊고 긴 어둠 속으로 스스로 사라질,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