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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불루 화이불치(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게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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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님의 [사랑에의 권유] 사랑에의 권유 -나태주 詩- 사랑 때문에 다만 사랑하는 일 때문에 울어본 적 있으신지요?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오직 한 사람이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을 꼬박 세워본 적 있으신지요? 그것이 철없음이라도 좋겠고 어리석음이라도 좋겠고 서툰 인생이라 해도 충분히 좋겠습니다. 한 사람의 여자를 위하여 한 사람의 남자를 위하여 다시금 떨리는 손으로 길고 긴 편지를 써보고 싶은 생각은 없으신지요? 부디 잊지 마시기 바래요 한 사람의 일로 밤을 새우고 오직 그 일로 해서 지구가 다 무너질 것만 같았던 날들이 분명 우리에게 있었음을 그리하여 우리가 한때나마 지상에서 행복하고 슬프고도 외로운 사람이었음을 부디 후회하지 마시기 바래요. *펴낸곳:주식회사 홍성사 *지은이: 나태주 *나태주시집 [한 사람을 위하여] 23-..
터키의 로맨티스트 혁명시인 [나즘 히크메트] "20세기 터키 문학사에서 가장 반짝이는 이름" -오르한 파묵(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나즘 히크메트 Nariman Hikmet(1902~1963) 본명은 나즘 히크메트 란으로, 터키를 대표하는 혁명적 서정시인이다. 그는 몰락하는 오스만제국의 영토였던 현 그리스땅 셀라니크에서 태어나 이스탄불의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프랑스혁명 이후 전세계에 전파된 자유, 평등, 인권 등 새로운 사상의 영향 아래서, 나즘 하크메트는 1921년 터키 독립 전쟁에 동참하기 위해 아나톨리아의 이네볼루로 가던 중 헐벗고 굶주린 민중의 현실과 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목격하게 된다. 이어서 독일에서 온 스파르타키스트 터키 청년들을 만나 러시아 10월 혁명 등의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을 바꾸어 러시아로 떠난다. 러시아 '동양 근로자 대학..
비오는 날 지하철 타고 [청와대 관람] 급작스런 폭우로 금천구청역 1호선이 침수되어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는 등, 오늘은 비가 내리는 게 아니라 비가 쏟아지는 날입니다. 그렇다고 1시30분 청와대 관람신청이 되어 있는 걸 포기할 수는 없지요! 각종 정보망을 동원해 보니 청와대를 가기 위해서는 "경복궁역 4번 출구" 가 대세입니다^^ 경복궁역에 내렸더니 이렇게 큼지막하게 청와대가는 길 4번 출구➡️ 가 표시되어 있네요! 바로 커브길에 그 유명한 다이소가 딱 버티고 있구요^^ 우산을 들고 슬리퍼를 신었지만 오늘 외출은 대단한 각오가 필요할 정도라 다이소에 가서 5천원짜리 비옷을 사서 입히고..... 그럼 , 잊지못할 빗 속의 연인 찾아 떠나 볼께요^^ 빗소리 들으며 서울시내를 걸어보니 또 나름 운치가 있네요~ 투벅투벅 15분쯤 걷다보니 횡단보도가 ..
이해인수녀의 [코로나19의 선물] 코로나19의 선물 -이해인 詩- 코로나19로 지극히 평범하고도 당연했던 일상이 무너지고서야 우리는 조금씩 감사를 배우기 시작했지 너무 가까이 있어 그만큼 무심했던 가족들의 얼굴과 마음도 다시 들여다보고 마당에 핀 이름없는 들꽃과 길가의 나무들에게도 인사할 줄 아는 시인이 되었지 날마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 두기를 실습하면서 우리는 새롭게 인내와 절제를 배우는 커다란 인생 학교의 수련생이 되었네 작은 것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며 예전의 당연했던 일상을 함께 그리워하는 비범한 눈빛의 도반들이 되었네 더 힘든 일이 오더라도 희망을 버리진 말아야지 오늘도 결심하면서 달콤한 허브 사탕 하나 입에 물고 창문을 여는 이 순간의 작은 기쁨을 어떻게 선물로 만들까 즐거운 궁리가 많아지네 *펴낸곳:(주)샘터사 *지은이:이해..
아폴리네르의 [미라보 다리] 미라보 다리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흘러내린다. 내 마음 깊이 아로새기리. 기쁨은 언제나 고통 뒤에 오는 것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보면 우리들의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결이 흐르는 동안.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사랑도 물결처럼 흘러내리고 우리들 사랑도 흘러내린다. 인생은 왜 이리 더디고 희망이란 왜 이리 격렬한가.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나날은 흘러가고 달도 흐르고 지나간 세월도 흘러만 간다. 우리들 사랑은 오지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
칼릴 지브란의 [사랑은 아픔을 위해 존재합니다] 사랑은 아픔을 위해 존재합니다 -칼릴 지브란- 사랑이 그대를 손짓하여 부르거든 따르십시오. 비록 그 길이 어렵고 험하다 해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를 품을 때에는 몸을 맡기십시오. 비록 사랑의 날개 속에 숨은 아픔이 그대에게 상처를 준다 해도 사랑이 그대에게 말하거든 그대를 믿으십시오. 비록 사랑의 목소리가 그대의 꿈을 모조리 깨뜨려놓을지라도 왜냐하면 사랑은 그대에게 영광의 왕관을 씌워주지만 또한 그대를 십자가에 못 박는 일도 주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그대의 성숙을 위해 존재하지만 그대를 아프게 하기 위해서도 존재한답니다. 사랑은 햇빛에 떨고 있는 그대의 가장 연한 가지들을 어루만져주지만 또한 그대의 뿌리를 흔들어대기도 한답니다. 펴낸곳:북오션 *편저:서정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명시 100선..
노천명시인의 [사슴] 사슴 -노천명 詩-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쟎은 편 말이 없구나. 관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펴낸곳:북오션 *편저:서정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명시 100선]118p의 詩^^
강은교시인의 [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가 물이 되어 -강은교 詩-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 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펴낸곳:북오션 *편저:서정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명시 100선]108-109p의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