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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불루 화이불치(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게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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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호스트 이기언님의 책 [에어비엔비 후기를 말하다] 에어비엔비? 아직 생소하신 분도 계실 겁니다만, 어느날 부터인가 조금씩 조금씩 여행객들에게 스며들어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숙박 용어입니다. 2008년 8월에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최대의 숙박 공유서비스를 에어비앤비(Airbnb)라고 합니다. 국내에 진출된 것은 2013년 1월 29일 부터라고 합니다. 자신의 방이나 집 ,별장 등 사람이 지낼 수 있는 모든 공간의 임대가 가능하며, 집주인이 에어앤비 온라인 플랫폼에 숙소를 등록하고 숙소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들을 올려놓으면, 그걸 보고 이용객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방을 찾고 예약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우연히 만나게 된 이 책 [에어비앤비 후기를 말하다]는 슈퍼호스트인 이기언님이 숙소를 운영하면서 고객님들과 주고받은 글들로 한권의 책이 탄생되었네요~. 슈퍼호스..
행복해지는 누군가의 낙서 이기언님의 책 [낙서라는 이름으로]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입니다. 2020년은 인류의 대제앙 코로나19로 그동안의 일상이 무너지고 , 조각난 삶의 파편들로 이곳 저곳에서 아우성이 끊이질 않습니다. 너무도 거침없이 살아온 우리들에게 그동안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채찍질인 듯도 싶습니다. 그런 중에도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바뀌고 이제 가을입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 "누군가에게는 잠깐만이라도 행복해지는 낙서이기를..."이라는 진심을 담은 이기언님의 [낙서라는 이름으로]란 책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저자인 이기언님은 완전한 제주바보인가 봅니다. 아니면 제주도의 홍보대사? 요즘처럼 눈이 혹사당하는 시대에는 이런 책 강추합니다. 직접 그린 삽화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작가님은 아마도 유머러스하며, 재치가 있으신 ..
최영미님의 시 [선운사에서]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도종환님의 시 [단풍드는 날] 단풍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용혜원님의 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 -용혜원- ​ ​ 모두 다 떠돌이 세상살이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누구를 만나야 할까. ​ 살아갈수록 서툴기만한 세상살이 맨몸, 맨발, 맨손으로 버틴 삶이 ​ 서러워 괜스레 눈물이 나고 고달파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 모두 다 제멋에 취해 우정이니 사랑이니 멋진 포장을 해도 때로는 서로의 필요 때문에 ​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들 텅빈 가슴에 생채기가 찢어지도록 아프다. ​ 만나면 하고픈 이야기가 많은데 생각하면 눈물만 나는 세상 ​ 가슴을 열고 욕심없이 사심없이 같이 웃고 같이 울어줄 누가 있을까 인파 속을 헤치며 슬픔에 젖은 몸으로 홀로 낄낄대며 웃어도 보고 ​꺼이꺼이 울며 생각도 해보았지만 ​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다.
이해인님의 시 [달빛 기도-한가위에] 달빛 기도-한가위에 -이해인- ​ 너도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 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미움과 편견을 걷어내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정현종님의 시 [방문객]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황동규님의 시 [즐거운 편지] 즐거운 편지 -황동규- ​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